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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창고

군 뮤지컬의 특징

by 야키디 2023. 8. 1.

국내에서 ‘군 문화’라는 용어는 ‘군사문화’, ‘군대문화’, ‘병영문화’라는 용어와 혼용되어 사용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조직문화의 개념과 생활공간을 강조하는 개념이 섞여 있지만, 보편적으로 ‘군 구성원들의 암묵적 합의로 공유되는 가치, 규범, 행동양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군 문화는 엄격함, 권위주의, 집단의식, 명예의 존중, 획일적 규범을 강조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존재 목적의 절대성으로 계급과 직책에 따른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며, 군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개인의 의사보다 군 조직의 목표와 목적이 우선시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군 문화의 성격은 자유분방하고 개성이 강한 신세대들이 군에 유입됨에 따라 합리성과 공정함을 추구하는 군 문화로의 변화를 촉구했다. 군 조직이 지향하는 안보와 통일을 위해서는 물리적 전투력 뿐만 아니라 정신 전력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 없으며 장병들 개개인의 안정되고 만족스러운 병영생활이 곧 군의 전투력과 국가 안보 역량 강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방부는 장병들의 군대 이탈을 방지하고, 새로운 군대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장병들에게 문화예술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정책 중 하나가 바로 육군본부가 제작하는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다. 뮤지컬을 활용하여 장병들의 문화예술 참여 및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고 국민에게 군과 관련한 근현대사의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민족의식과 안보의식을 높이는 홍보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예인 출신 병사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함으로써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상업 뮤지컬에 버금가는 완성도를 유지하여 ‘군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육군본부가 뮤지컬을 만드는 이유는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내용을 통해 전쟁의 실상을 조명함으로써 관객의 올바른 안보의식 및 미래지향적 한·미 동맹 공고화에 기여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어서 문화예술 분야의 재능 있는 젊은 인재들이 모여 있고, 특히 연예인 출신 병사들은 국방홍보에 참여하여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제작된 군 뮤지컬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뮤지컬 <마인>  

 

2008년 육군본부가 최초로 제작한 뮤지컬이다. 건군 60주년 기념으로 기획되었고, 다른 민간 제작사와 파트너십을 이루지 않고, 자체적으로 제작을 진행하였다. 다만 뮤지컬 제작사 ‘설앤컴퍼니’ 대표인 설도윤이 예술감독으로 참여하였으며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뮤지컬 스태프를 적극적으로 기용하여 뮤지컬을 개발하였다.

 

한편, 주연은 당시 군 복무 중이었던 H.O.T. 강타와 배우 양동근이 맡았으며 육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40여 명이 배우로 참여하였고 이와 별도로 현역병 12명이 스태프로 활동했다. 이들은 7월 8일부터 경기 성남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 합숙 훈련을 하며 공연 연습에 매진하였다. 뮤지컬의 내용은 2000년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하던 이종명 대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군인인 아버지와 현대무용을 전공하는 아들의 갈등과 화해를 그리고 있다.

 

군이 제작한 뮤지컬이기에 경직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비보잉과 현대무용이 군악대의 연주에 맞춰 진행되는 등 무대 연출에 있어 볼거리가 풍부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뮤지컬의 제작비는 1억 8천만 원이었으며 극장 객석의 30%는 일반인에게 판매하고 나머지는 보훈 가족과 국군장병 및 가족들을 초청하여 공연하였다. 대전에서의 공연 이후 서울 및 전국 6개 도시에서 투어 공연을 진행하였고, 2009년 1월~3월 과천 및 고양 공연을 진행하였으며 총 58회 공연에 6만 5천여 명이 관람했다. 

 

2. 뮤지컬 <생명의 항해>

 

2010년 6·25전쟁 6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으며 사단법인 한국뮤지컬협회, 국립극장과 공동제작으로 진행되었다. 총감독 윤호진, 예술감독 유희성, 연출가 권호성, 작가 김정숙, 작곡가 미하엘 슈타우다허(Michael Staudacher), 무대디자인 박동우 등의 스태프들이 참여하였고, 연예인으로는 국방홍보부 소속의 이준기, 육군 특전 사령부 소속의 주지훈, 육군 50사단 1대대 소속 김다현 등이 참여하였으며 육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42명의 장병이 배우로, 현역병 13명이 스태프로 활동했다.

 

뮤지컬의 내용은 6·25전쟁 중 벌어졌던 ‘장진호 전투’와 북한 주민 1만 4000여 명을 배로 태워 구해낸 ‘흥남철수작전’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따라서 극의 중심이 되는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무대에서 구현되었으며 국방부가 실제 지원한 군 장비가 사용되었고, 무대 위에서 벌어진 총격신과 벙커와 탱크 장면은 공기를 이용하여 물체를 폭파하는 국내 최초의 특수효과 기술이 선보였다. 뮤지컬의 제작비는 10억 원이었으며 서울 공연 9일 동안 2만여 명이 관람하였다. 그중 상당수는 이준기와 주지훈의 일본 여성 팬들이었다. 9월 10일 거제 공연을 시작으로 10월 31일까지 전주, 춘천, 대전 등 지방 순회공연을 진행했으며, 거제문화예술회관 공연에는 이준기와 주지훈의 일본 여성 팬 수백 명이 뮤지컬을 관람하기도 했다. 

 

3. 뮤지컬 <프라미스>(The Promise) 

 

2013년 6.25 전쟁 60주년 제3차 연도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어 한·미 동맹 60주년이 되는 해에 공연되었다. 사단법인 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제작으로 진행되었으며 연출가 이지나, 작가 서윤미, 작곡가 최종윤, 음악감독 변희석, 무대디자이너 서숙진, 조명디자이너 구윤영 등의 창작진이 참여했으며 ‘군 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일깨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예인 출신 병사로는 김무열, 정태우, 지현우, 이특, 이현, 윤학 등이 출연하였으며,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30여 명의 장병과 일반 뮤지컬 배우들도 일부 참여하였다. 뮤지컬의 내용은 한국전쟁 초반기를 배경으로 북한군의 새벽 남침부터 개성, 문산, 화령장 전투, 낙동강 전선 다부동 전투에서 생과 사를 오간 일곱 명의 군인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뮤지컬의 제작비는 11억 원이었으며 당시 객석 점유율 70%를 기록하였다. 관객들의 재공연 요청이 쇄도하여 2월 15일~3월 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앙코르 공연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9월 26일~30일까지 재공연이 예정되었지만 소위 ‘연예병사제도’가 갑작스럽게 폐지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취소되었다. 

 

4.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2013년 7월 연예병사제도가 폐지된 이후 한동안 군 뮤지컬 제작은 중단되었고, 5년 후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로 재개되었다. 2018년 9월 개막한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건군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쇼노트와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공동제작으로 진행되었다. 육군은 2017년 2월 전 장병을 대상으로 뮤지컬 소재를 공모했으며 총 300여 편의 응모 소재 중에서 ‘신흥무관학교’가 최종 선정되었다.

 

연출가 김동연, 작가 이희준, 작곡가 박정아, 안무감독 채현원, 무대디자이너 오필영 등의 창작진이 참여했으며 다수의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 다른 장병들과 함께 오디션을 치렀고 지창욱, 강하늘, 온유, 성규, 조권 등이 합류하게 되었다.

 

뮤지컬은 1907년부터 1920년까지 ‘신흥무관학교’를 중심으로 격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가상의 인물들과 이회영, 이상룡, 이은숙 등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경술국치 전후의 혼란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과 그들의 삶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뮤지컬의 제작비는 18억 원이며 티켓 가격은 75,000원~95,000원으로 책정되었다. 이에 대해 티켓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과 함께 뮤지컬의 수익이 70억 원이 넘어 공연 제작사의 수입만 많아지는 구조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쇼노트 관계자는 “70억 원은 제작비를 제외하지 않은 전체 매출일 뿐 순수익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보통 대극장 공연의 티켓이 14만 원에서 15만 원이다. 기존 대비 금액을 낮춘 것이다. 연예인 출신 병사들의 출연료가 지급되지 않기에 9만 원 대의 가격을 설정한 것이다. 인건비를 제외한 제작비는 보통의 뮤지컬과 비슷했다.”라고 해명했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2018년 9월 초연 이후 10개 도시에서 투어 공연을 진행했으며,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2019년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2월 27일~4월 21일까지 공연하였다. 이후 4개 도시에서 투어  공연을 진행하였고 2018년 초연 이후 143회 공연, 국군 장병 2만 7,000명을 포함한 누적 관객 수 11만 명을 동원하였으며 육군이 제작한 역대 뮤지컬 중 ‘최다 지역·회차·관객’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5. 뮤지컬 <귀환> 

 

뮤지컬 <귀환>은 6·25전쟁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작품으로 육군본부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했다. 2019년 10월 22일~12월 1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초연을 가졌으며 이후 광주, 성남, 대전, 대구, 부산, 수원, 목포에서 투어 공연을 진행하였다. 작품의 소재는 2000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국방부의 유해발굴사업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2019년 9월 24일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육군본부 소통과장 심성율 대령과 공보정훈실장 박미애 준장은 장병과 국민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문화 콘텐츠로 전달하고 군의 소명인 유해발굴사업을 널리 알리고자 이러한 소재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동연 연출가는 과거 청춘들은 지금의 청춘들과 다르지 않고, 그 당시에도 배우던 것들을 지금도 배우고 있기 때문에 그 시기의 상황을 지금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뮤지컬을 만들었다고 밝혔으며 이희준 작가는 문헌 비중보다도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구상했고, 실제 인물들을 바탕으로 모티브를 삼았다고 밝히며 현재까지 미수습된 전우들을 찾아다니는 분들이 많은 만큼 유해발굴은 서둘러 진행해야 하는 일이라며 작품에 대한 의의를 언급했다.   

 

제작발표회에서 진행된 내용 중 군 뮤지컬과 관련하여 유의미하게 살펴볼 내용은 연예인 출신 병사들의 출연에 대한 것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뮤지컬 중에서 가장 많은 연예인이 출연하고 있고, 그 영향으로 9월 9일에 진행된 티켓 오픈에서 당일 모든 회차가 전석 매진되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김승호(과거) 역은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온유와 ‘엑소’의 시우민, 이해일 역은 ‘빅스’의 차학연과 뮤지컬 배우 이재균, 오진구 역은 ‘인피니트’의 이성열과 배우 김민석, 김현민 역에는 2AM의 ‘조권’과 뮤지컬 배우 고은성, 최우주 역에 ‘인피니트’의 김성규와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의 윤지성이 맡았다. 이에 대하여 심성율 대령은 연예인 병사들이 차출된 것이 아니라 자원을 한 것이고 공정한 오디션을 통해서 배역을 맡았다고 밝히며 특혜에 대한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연예인 출연진 10명의 소속 부대 생활이 평균 3개월이 조금 넘는 수준이고, 군 생활 대부분이 육군 뮤지컬에 동원되고 있다고 알려져 폐지된 연예병사 제도가 부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매진되었다는 것은 제작사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지만 특정 출연진의 팬덤만 관람할 수 있는 현상에 대한 반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는 군이 많은 국민에게 ‘유해발굴사업’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서라는 제작 의도와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군은 장병들에게 뮤지컬 관람 기회를 주는 것이 우선 수위이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의 티켓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의 정경진 책임 프로듀서가 ‘1인 1매’로 티켓 구매를 제한했다면서 티켓 수령 시 불법적인 상황이 보이면 티켓 부스에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인터넷상에서 한 명이 여러 장의 티켓을 구매하고 인증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어 ‘1인 1매’ 티켓 제한에 대한 제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0년 육군본부는 6·25전쟁 7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뮤지컬 <귀환>의 재연을 확정했으며 6월 4일~7월 12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할 예정이라고 언론에 보도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 상업 공연이 아닌 군 홍보 뮤지컬을 굳이 감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일었고, 육군 측은 방역지침을 준수해 공연을 진행할 것이라 공지했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자 결국 철회하였다. 그 대신 6월 10일 공연 전막 실황 생중계를 진행하여 280만 뷰를 기록했다. 이에 2020년 9월 24일~26일까지 총 4회 유료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하였으며 9월 7일~13일 인터파크 티켓 판매율 31.6%를 기록하며 뮤지컬 주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결과는 수많은 팬을 보유한 시우민, 윤지성 등을 유지한 채 ‘엑소’의 도경수와 ‘FT 아일랜드’의 이홍기, 걸그룹 ‘구구단’의 김세정이 새롭게 합류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뮤지컬 <귀환>의 유료 온라인 공연은 녹화가 아닌 첫 라이브 공연 중계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실제 공연과 같은 조건으로 생중계 라이브를 진행했기 때문에 1막과 2막 사이의 인터미션도 그대로 주어졌다. 공연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11대의 중계 카메라와 국내 최고 수준의 송출 및 음향 장비를 동원했으며 외국인들을 위한 영문 자막 서비스도 제공했다. 4일간 진행된 공연은 별다른 문제 없이 무사히 마무리되었고, 공연예술의 유료 온라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6. 뮤지컬 <메이사의 노래> 

 

뮤지컬 <메이사의 노래>는 육군본부가 UN 가입 30주년 기념으로 기획한 뮤지컬로서 제작사 하우팜즈와 공동제작한 작품이다. 2021년 초연은 10월 15일~10월 17일, 11월 14일~11월 21일까지 온라인 공연을 진행하였으며, 동시에 10월 22일~11월 21일까지 서울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하였다. 이후, 12월 18일~12월 19일까지 용인., 12월 24일~12월 25일까지 부산에서 공연했다. 2022년 재연에서는 제목이 <블루헬맷: 메이사의 노래>로 변경되었다. 3월 18일~5월 8일까지 군 뮤지컬 중 처음으로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장기 공연을 진행했다.  

 

뮤지컬의 내용은 가상의 국가 카무르에서 자란 '라만'은 가수가 되고 싶은 꿈과 '메이사(카무르어로 밝은 별)'을 찾아 한국을 찾는다. 메이사는 어린 시절 라만에게 노래를 가르쳐주었던 파병 한국 군인이다. 라만은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동시에 메이사를 찾는다. 이 두 가지의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이 뮤지컬 안에서 펼쳐진다. 

 

라만 역에는 엑소 맴버 박찬열, 연준석 역에는 배우 장기용, 윤선호역에는 온앤오프 멤버 이승준이 출연했다. 창작진에는 군 뮤지컬 <프라미스>를 연출한 이지나가 다시 한 번 군 뮤지컬에 참여하여, 극작과 연출을 맡았으며, 음악감독으로는 김문정, 작곡은 우디 박이 참여했다. 창작진들은 UN 평화유지군으로 활약하고 있는 우리 군의 위상을 바탕으로 총과 칼, 전쟁 대신 문화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뮤지컬에 대한 의미를 전한 바 있다. 

 

7. 야카디의 정리 

 

지금까지 제작된 군 뮤지컬은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첫째, 주로 기념사업의 목적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사업 목적성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둘째, 군과 관련된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만든다는 소재적 특성을 가진다. 셋째, 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있어서 군에 입대한 연예인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한다는 것이다. 

 

국내 뮤지컬 시장의 문제점으로는 콘텐츠의 부족, 수요기반 부족, 외부자본 부족, 내수시장의 한계 등이 있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스타 캐스팅으로 유발되는 제작비 상승이다. 2008년~2017년 대극장 뮤지컬 회당 제작비의 항목별 변화율을 살펴보면 배우 출연료는 345.52% 상승했다.   이렇게 배우 출연료가 매우 증가한 이유는 뮤지컬 작품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배우들의 출연료가 급상승하였고, 그에 따라 다른 배우들의 출연료도 상승하는 결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 배우를 중심으로 하나의 캐릭터에 더블, 트리플 캐스팅하는 방식이 고착되면서 제작비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우 출연료 문제는 군 뮤지컬과 상업 뮤지컬의 제작비 비교를 통하여 가장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군 뮤지컬은 연예인 병사 및 일반 병사를 뮤지컬에 기용하지만, 군인 월급 이외에 다른 수당은 지급하고 있지 않으므로 군 뮤지컬 제작비에서 배우 인건비가 차지하는 부분이 다른 상업 뮤지컬과 비교해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다. 

 

2008년 공연된 <마인>의 경우 58회 차 공연에 1억 8천만 원, 2018년 공연된 <신흥무관학교>의 경우 143회 차 공연에 18억 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만약 각 해 년도의 회당 제작비를 적용해 계산해 본다면 2008년, 58회 차 공연에 25억 원, 2017년 기준, 143회 차 공연에 87억 원 정도의 제작비가 소요된다.  

 

이와 관련하여 한편으로는 소위 ‘민족주의’로 수렴되는 정치적 사상을 인지도 있는 연예인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에게 주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더욱 많은 대중이 기억하기 쉽게 만든 역사 콘텐츠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또한, 꾸준히 음악과 무용 등 뮤지컬적인 요소를 강화하여 ‘관제 뮤지컬’이라는 속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따라서 민관이 협력하여 개발한 군 뮤지컬은 ‘민족주의’, ‘안보의식’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추구하지만, 그 안에 함몰되어 자칫 주제만 강조되는 콘텐츠로 남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며 추진해왔다고 볼 수 있다.